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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잘쓰는방법에 대해서

가계부잘쓰는방법에 대해서

◆ 갑작스런 목돈, 생활비 줄여서?

올해 30대 후반의 워킹맘 박미혜 씨. 맞벌이부부인 그는 남편과의 소득을 합하면 월 500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부족한 편이 아니다. 게다가 결혼 7년차인 그는 살림9단 주부답게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않는 편이라고 자부한다. 장을 볼 때도 꼭 대형마트 할인시간을 이용하고, 아이들 장난감 하나를 사더라도 발품 손품 팔아가며 꼼꼼히 비교하고 가격을 따져 구입한다.

그런데도 이해할 수 없는 건, 늘 생활비가 빠듯하다는 것. 매달 자동이체 되는 저축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 중 아이들 교육비며 공과금 생활비 등을 따져 정해 놓은 액수 안에서 충당하려고 노력하지만 매달 50만~100만원 정도는 초과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니 비상자금을 따로 모아둔다는 건 엄두도 나지 않는 상황이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이 얘기는 손우철 지점장이 들려준 한 고객의 사례다. 손 지점장은 "대부분 자신의 지출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문을 연다. 특히 '변동지출'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를 들어 갑자기 부모님 병원비로 목돈이 깨져버린다든지, 지인들의 경조사비를 챙기다 보면 계획보다 더 많은 지출이 이뤄지는 식이다. 그러니 아무리 아끼고 아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돼버리기 예사다.

그러니 워킹푸어 탈출을 위한 핵심전략은 '예상치 못한 목돈'을 관리하는 것. 손 지점장은 이를 위해 '비상예비자금' 통장을 추천한다. 말하자면 고정생활비는 생활비 통장에서 충당하고, 친구의 결혼축의금 등 정확하게 예측이 어려운 비용은 비상예비자금 통장에서 지출하는 식이다.

손 지점장은 "생활비와 비상예비자금 통장을 같이 관리하다 보면 사람의 심리가 돈이 적으면 아껴 쓰지만, 넉넉하면 씀씀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이를 따로 분류해 놓으면 융통성 있게 지출을 관리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적정 비상자금 규모는

그렇다면 또 하나 궁금증이 생긴다. 생활비 통장에 손 벌리지 않고도 급작스런 지출을 감당하려면 비상예비자금 통장에는 얼마나 여유자금이 필요하다는 얘기일까. 또 당장 생활비도 빠듯한데 어떻게 비상예비자금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손 지점장은 "개인차가 있어 정확한 답을 낼 순 없지만, 대략 '내가 실직을 했어도 3~6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는 금액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워킹푸어라면 더욱 당장 이런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 그는 "대부분 인센티브나 명절휴가비 등의 비정기 소득은 '공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이런 돈을 모으면 그 액수가 꽤 적지 않다. 비상예비자금엔 이런 돈을 모아 두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손 지점장이 사례 하나를 덧붙여 설명을 이어간다. 올해 20대 후반 미혼의 직장여성 김영주 씨. 매달 25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 그는 부모님과 같이 살기 때문에, 생활비나 유흥비 등은 주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편이다. 매달 30만원가량을 적금으로 붓고 있지만, 매달 그의 신용카드 결제 비용은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 특히 1년에 2~3번 해외여행을 한번 다녀오고 할부금이 쌓이자, 그는 리볼빙을 신청해 20%씩 결제를 진행 중이다. 그러자 1년도 안 돼 그의 리볼빙 서비스 금액은 대략 600만원 정도. 그러다보니 평균 월150만원 정도의 결제금액에 당월 사용 원금까지 얹혀 지면, 월급 250만원이 빠듯할 정도다.

손 지점장은 "요즘은 대부분 신용카드로 지출을 하기 때문에 매달 저축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빚을 지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는다. 때문에 저축보다 비상예비자금 통장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충고다.

그는 "이럴 때는 지금 들고 있는 적금을 깨서라도, 비상예비자금 통장을 만들어 지출을 통제하는 것이 먼저다"며 "그래야 저축액수 또한 더욱 효과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쉽게 쓰는 가계부, HOW?

계획적인 지출관리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가계부 쓰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 등 쉽고 편리하게 가계부를 기입할 수 있는 통로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항상 마지막 장애물은 꾸준함이다. 굳게 마음먹고 또 마음먹어도, 길어야 한달을 못 넘기고 포기하고 만다. 국내 대표적인 알뜰 소비 커뮤니티인 짠돌이닷컴의 이대표 대표로부터 '가계부 쉽게 쓰기 Best 3'를 소개한다.

1. 세세하게 보다 뭉뚱그려 기입하세요.

마트 다녀온 뒤 영수증에 있는 걸 가계부에 그대로 옮겨 적는다고 생각해보자. 콩나물 OO원, 두부 OOO원, 길고 긴 마트 영수증을 모두 다 기록한다고 생각하면 웬만한 인내심이 아니고선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 이 대표는 "의욕적으로 시작한 가계부 쓰기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세세하게 하려다 오히려 불편해지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이럴 때는 간단하게 '마트비 OOO원'이라고 총액만 적어도 충분한데 말이다. 이 대표는 "식비와 생활용품비 등을 세세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 먼저다"며 "영수증은 별도로 보관하고, 가계부에는 마트 쇼핑 비용으로 기록하면 충분하다. 의욕을 앞세우기보다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더욱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건너뛴 것은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지출을 줄여 워킹푸어를 탈출해 보겠다고 굳게 다짐하긴 했지만, 바쁜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2~3일만 가계부를 빼먹다 보면 '이러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 수도'란 생각이 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과감하게 빼 먹은 건 그대로 놔두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완벽하게 할 수 없어 포기하느니, 빈틈이 많더라도 꾸준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습관이 들어 큰 심리적 저항 없이 가계부를 쓰기까지는 지나치게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금물이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자마자 완벽하게 숫자가 맞아 떨어지고, 새나가는 돈을 제대로 통제하게 될 것이란 기대는 지나친 욕심이다. 그보다는 돈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가계부 쓰는 습관을 들이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3.지갑의 현금 입출입은 영수증을 꼭 챙겨두세요.

한동안 잊고 지내던 가계부 쓰기.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지만,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습관이 영수증을 모아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냐고 숨 막혀 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우리가 매일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며 "실상 돈을 많이 쓸 때는 주말 가족과의 외출이나 쇼핑 정도다"고 말한다. 일주일치를 모은다고 해도 최대 30개 이내일테고, 일주일치를 한꺼번에 옮겨 적는다 해도 5분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출처 머니 투데이